입장권은 300엔입니다.
벚꽃이 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입장권에도 분홍색 벚꽃이 한가득 피어있습니다.
벚꽃철에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이 곳 청수사로 벚꽃을 보러 온답니다.
청수사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었기 때문입니다.
못 없이 나무와 나무를 연결시켜 하나의 거대한 건물을 만들어 내다니.
충분히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후보에만 오르고 선정까지는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시 품목 중 하나였는데, 쇠로 만든 게다였습니다.
실제로 사용되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 힘으로는 한 짝을 들어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했어요.
하물며 일반 쪼리도 발이 아파서 신지 못하는 제게 저런 쇠로 된 쪼리는.. 보기만 해도 후덜덜하네요.
바로 옆에 거대한 창도 같이 있었는데 - 그것 더더욱 들어올리기 힘들었습니다.
진짜 장수들은 저런 걸 다 신고, 들 수 있었나봐요.
무거운 옷을 입고 수련을 하는 손오공이 문득 떠올랐네요.
일본에서는 뭔가 과괌한 결단을 내린다는 의미로 '기요즈미에서 뛰어내릴 생각으로' 라는 말을 숙어처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 말 때문인지 실제로 일년에 한 두 건씩 꼭 기요즈미데라까지 가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있었다구요.
근데 생존 확률이 90%에 가까웠다는 걸로 봐선, 딱히 큰 결단을 의미하지는 못할 것 같기도 하네요.
이 경치가 4월에는 벚꽃, 11월에는 단풍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고 합니다.
여름에 가면 이렇게 초록초록한 싱그러움만 맛보실 수 있습니다.
저 아래쪽에 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곳은 오토와 폭포 입니다.
기요즈미데라의 기요즈미(淸水)의 유래가 된 곳이기도 하지요.
또한 이곳은 사랑을 이루어 주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지슈진자에서 사랑을 빌고, 오토와 폭포의 물을 마시면서 애정운을 빌면 되겠네요.
청수사에 가면 누구나 찍어오는 바로 그 사진.
바로 그 각도.
재밌는게, 저기를 걷고 있을 때는 저기가 이 사진 속의 배경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냥 길따라 걷다가 다들 사진 찍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저렇게나 높은 곳에 위치해 있던 거지요.
저게 어떻게 못 없이 만든 건물일 수 있는 건지.
알고 보니 더더욱 놀랍습니다.
이 세 개의 물줄기가 조금 전 말씀 드렸던 오토와 폭포입니다.
세 개의 물줄기는 각각 건강, 학업, 연애에 효험이 있다고 하는데요,
원하는 소원을 생각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물줄기에서 물을 받아 마시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받아 마셔도 되는 물줄기는 딱 2개, 2개 까지만 가능합니다.
욕심을 부려서 세 군데의 물줄기를 모두 받아 마시면, 그 어떤 소원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물을 받는 컵은 이렇게 뒤쪽에서 자외선 소독을 받고 있습니다.
물을 마시는 사람과 사진 찍는 사람으로 매우매우 복잡하고 정신없고 시끄러운 공간입니다.
여기가 원래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이유는 모르지만 예쁜 빨간 앞치마를 두른 석상들을 지나 청수사를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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