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
영국이 아무리 사랑스럽지 않아도, 영국 발음은 섹시해요.
런던에 아무리 볼 게 없어도 이건 꼭 보고 가야죠.
며칠 되지도 않는 짧은 일정에 꾸역꾸역 집어넣은 근위병 교대식.
시간을 딱! 맞춰서 가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좋은 자리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지요.
앞 자리 차지하고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으면 시간 맞춰 가지 말고 꼭 일찍 가시길 ㅠㅠ
인파가 엄청난 것 치고는 다들 질서를 잘 지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어 멀리 말이 등장하면서 근위병 교대식이 두구두구~ 시작됩니다.
머리에 성냥개비 같은 것을 쓴 근위병들이 지나가면 너도 나도 사진을 찍느라 난리입니다.
캠코더와 카메라 스마트폰에 셀카봉까지.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물론 저 또한 그들과 함께 성냥개비 아저씨들을 보기 위해 손을 쭉쭉 뻗습니다.
키가 큰 편이라 생각했는데, 서양인들 틈에 있으니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네요.
창살에 바짝 붙어있는 저들이 부럽습니다.
안쪽에서 팔짱끼고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
매일같이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저들에게는 어떻게 비칠까요?
저 멀리 성냥개비들이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너무 멀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제 앞엔 이렇게 무등 탄 꼬맹이들까지 있어서...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어요.
결국 제대로 된 모습은 끝까지 보지 못한채
근위병들의 마지막 뒷모습을 봅니다.
매일 매일 하는 교대식도 아니던데, 또 언제 날짜 맞춰서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
시끌벅적 복작복작 근위병 교대식이 끝났의 이제 버킹엄 궁전 내부를 관람하러 들어갑니다.
시간을 예약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가격도 비싼데다가,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도 금지입니다.
제엔장!

안쪽에 정원같은 곳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한 컷

버킹엄 궁전은 현재에도 왕정의 사무실과 주거지로 사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2만 제곱미터의 호수를 포함해 17만 제곱미터가 넘는 거대한 정원,
미술관과 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는 영국의 거대한 궁전입니다.

정원도 밋밋하고 재미가 없는게 딱 영국같네요.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하는데,
세상 온갖 진귀한 것들을 다 가졌던 이가 바로 영국의 여왕이라 하는데,
유럽 여기저기를 끄적거리다 온 일개 관광객에게 버킹엄 궁전은 그냥 궁전에 불과했어요.
예술품을 보고 예술이라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냥 보는 사람이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버킹엄 궁전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기엔 너무 무지했어요.
기껏해야 몇 몇 여왕의 이름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화려한 수집품들을 본다고 해서 뭘 새삼 더 느끼겠어요.

제게도 언젠가 영국이 사랑스러워지는 그런 날이 올까요?
물론, 그 전에 영국의 물가가 좀 싸져야 될 것 같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