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등에 담아 보내는 소원,

 

 

스펀 천등 날리기

 

 

 

 

 

 

 

 

 

 

 

 

 





 

 

대만 여행 도중 일정이 꼬이면서 루이팡 역에 무려 세 번을 왔었습니다.

 

한 번은 지우펀에서 1박을 하던 날이었고,

 

그날 지우펀에서 숙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핑시선 투어를 못했기에 두 번째 방문을 했지요.

 

그런데 그 두 번째 방문이 시간대가 너~무 늦어....

 

 루이팡에서 스펀으로 차마 가지 못하고(택시 기사들의 거부 -_-)...  소득 없이 타이페이로 귀환.

 

 

 

 

 

그리고 지금 올리는 핑시선 투어가 세 번째 루이팡 방문이었습니다.

 

세 번씩이나 오고 싶을만큼 간절했던 이유는 그 무엇보다 이 스펀의 천등 날리기에 있었습니다.

 

꼭, 천등 날리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스펀역입니다.

 

Shifen

 

애증의 스펀이겠죠, 저에겐.

 

 

 

 

 

 

 

 

역 입구에 주의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스펀 폭포 가실 분 ~

 

기차 역에서 나가시면 됩니다.

 

기차 선로 위를 걷지 말아주세요.

 

정도로 해석하면 되려나요?

 

 

 

 

 

 

 

 

징퉁, 그리고 핑시와는 달리 스펀에서는 활기가 느껴집니다.

 

설날 전후라고 몽땅 문을 닫아버렸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스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역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손가락질을 합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날린 천등이 날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날씨는 맑지도 흐리지도 않았습니다.

 

뿌연 그림자가 있는 정로?

 

사진 왼쪽 상단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누군가의 천등이 날아가는 모습이 모입니다.

 

어쩐지 꼭 스펀에서 천등을 날리고 싶어서... 핑시에서는 천등을 날리지 않고 그냥 왔어요.

 

 

 

 

 

 

 

 

 

다른 한국인들의 후기에서 많이 봤던 '가용 엄마 천등' 입니다.

 

가용 엄마 천등 가게는 기찻길과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잇습니다.

 

기찻길을 배경으로 천등에 글씨를 쓰고 사진을 찍고 싶어서 이 가게는 그냥 지나쳐 갑니다.

 

 

 

 

 

 

 

 

 

스펀역 기찻길 너머로 아슬아슬해 보이는 다리가 하나 보입니다.

 

무슨 다리인지 궁금했는데 결국 저기까지는 가보지 못했네요.

 

 

 

 

 

 

 

 

 

기차역에서 나와 조금 걸으면

 

외줄기 기차 선로를 따라 양쪽으로 가득 천등 가게가 줄지어 있습니다.

 

 

 

 

 

 

 

기차역에는 틀림없이 선로를 따라 걷지 말라고 되어 있지만,

 

그런 지시가 지켜질 수 있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좁은 길에 기차가 다닐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양쪽 건물 사이 거리가 가까웠습니다.

 

 

 

 

 

 

 

 

 

 

천등 가게의 천등 가격은 가게마다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별할 것도 없고 색다를 것도 없습니다.

 

그냥 눈 맞는 가게 주인하고 샤바샤바 하시고 천등을 고르시면 됩니다.

 

 

 

 

 

 

 

 

제가 선택한 가게는 호가네 천등입니다.

 

단색은 150 NTD, 4색은 200 NTD 입니다.

 

 





 

 

어떤 색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빨강색을 좋아하니까 그냥 빨강으로 냅다 고릅니다.

 

제 친구도 저랑 비슷한 성격이라, 파랑을 좋아해서 그냥 의미 따위 생각 않고 파랑으로...

 

 

 

 

 

 

 

기찻길 바로 옆에 제가 고른 빨간 천등을 매달아 줍니다.

 

활짝 펼쳐질 수 있도록 양쪽에 빨래 집개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붓은 오른쪽에 꽂혀 있습니다.

 

 

 

 

 

 

 

 

 

 

천등에 조금 더 예쁘게 글씨는 쓰는 방법은...

 

 

1.  붓에 먹물은 최대한 많이 빼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붓에 먹물이 많이 묻어 있으면 글씨를 쓸 때 밑으로 흘러 내리게 됩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조금씩 먹물을 찍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2. 글씨를 쓴 면의 먹물이 완전히 다 마른 후에 다른 장으로 넘기셔야 합니다.

 

앞 뒷면의 경우에는 틀을 통째로 돌리면 되지만,

 

양쪽 옆 면의 경우에는 천등을 다시 반으로 접어서 돌려야 하는데요,

 

이때 먹물이 덜 마른 채로 접게 되면 데칼코마니처럼 먹물이 묻어 애써 만든 천등이 지저분해 집니다.

 

 

 

 

 

 

 

 

그리고 조심한다고 조심했는데도 손에 먹물이 많이 묻습니다.

 

붓 자체에도 조금 묻어있는 데다가 천등에 정신없이 그림을 그리다보니

 

어디서 조금씩 먹물이 묻어 오더라구요...

 

먹물은 물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거, 다들 아시죠?

 

손에 묻은 건 비누로 어떻게든 지울 수 있지만, 옷에 묻으면 진짜 답이 없습니다.

 

조심하세요!!

 

 

 

 

 

 

 

기찻길에 서서 열심히 천등을 그리고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일순간 기찻길에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모두 다 함께 카메라를 하늘 높이 ~

 

기차가 들어옵니다.

 

 

 

 

 

 

 

천등 가게 직원들은 모두 안전요원에 빙의해 일사불란하게 관광객들을 통제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우리의 천등 뒷편으로 달려가는 핑시선~

 

저 기차가 지나간다는 건, 제가 핑시역에 도착한 지 벌써 한시간이 흘렀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작성한 천등의 한쪽 면입니다.

 

올 설에 작성했던 건데, 제가 얼마나 이루었을까요?

 

세계일주 계획은 2016년 3월이니 아직 조금 남아있구요,

 

저금은 지금까지 해 온 것으로 될런지 잘 모르겠고..

 

살은 .... 거의 빠지지 않았습니다.

 

덩달아 건강도 그냥저냥인 상태이지요.

 

아, 퇴사는 이루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세계 일주를 준비하는 백수.

 

 

 

 

 

 

 

 

 

 

 

네 면을 다 쓰고 직원을 부르면 이렇게 가운데 부적같은 종이를 잔뜩 묶어줍니다.

 

 

 

 

 

 

 

 

그림을 잔뜩 먹인 종이 같았습니다.

 

천등 가운데에 있는 철사를 이용해 고정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불을 붙여줍니다.

 

 

 

 

 

 

 

 

 

 

불이 붙은 천등은 조금씩 부풀어 오릅니다.

 

천등이 부푸는 동안 직원분이 사진을 열심히 찍어 주세요.

 

돌려요, 찍어요, 반대로, 다시, .. 한국말로 이야기 해주더라구요.

 

위로~ 하면 천등 밑을 잡고 천등을 위로 들어 하늘 높이 날려보냅니다.

 

 

 

 

 

 

 

 

제 소원이 저 멀리 날아갑니다.

 

잘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요?

 

 

 

 

 

 

 





 

 

눈에 안보일 때까지 멀리 잘 날아가더라구요.

 

 

 

 

 

 

 

 

 

친구의 파란 천등도 멀리 멀리 날려보냅니다.

 

일행이 네 명이었는데, 천등을 네 개나 날렸습니다.

 

각자 하나씩 날린 셈입니다.

 

 

 

 

 

 

 

해질녘에 날려도 참 예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온다면, 천등 날리기는 꼭 어둑어둑 할 즈음에 하는 걸로!

 

 

 

 

 

 

 

 

 

천등 날리기를 끝내고 핑시역 주변을 둘러봅니다.

 

천등 날리기를 제외하면 그냥 작은 시골 마을의 기차역입니다.

 

 

 

 

 

 

 

 

좁다란 기찻길.

 

보통 기차 레일 사이에는 나무(?) 같은 걸로 된 가로 줄..? 이 횡단보도처럼 줄지어 박혀 있지 않나요?

 

자갈로 뒤덮여 있어서 보이지 않는 건지, 달랑 선 두 개만 있는 기찻길도 참 신기합니다.

 

 

 

 

 

 

 

 

스펀에는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고, 또 갔습니다.

 

기차로 오는 관광객들 외에도 택시로 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핑시선 여행을 하는 동안 가장 사람이 많은 역이었습니다.

 

 

 

 

 

 

 

 

 

한시간 동안은 기차가 올 걱정이 없으니 레일을 따라 조금 걸어봅니다.

 

 

 

 

 

 

 

 

 

천등은 끊임없이 하늘로 올라갑니다.

 

이곳에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의 바램을 한가득 담고 있겠죠?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 자신이 꿈꾸는 것, 바라는 것을 가슴 속이 아닌 세상 밖으로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원'을 쓰는 천등인데도,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천등을 날리기 위해서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어떤 소원을 써야 할까, 미리 생각해보거나 정리해서 온다는 이야기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소원이 형태가 되어 눈 앞에 적히게 되면, 머릿 속에 담고 있었을 때와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룰 수 있을거야, 이루고 말거야 하는 생각도 조금 더 강렬해 지구요.

 

 

 

 

천등을 날리러 간 것은 단순한 대만 관광 코스 중 하나였지만,

 

붉은 종이에 적힌 내 바램들이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은 내 소원이 내 다짐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세계일주의 시작점을 다시금 대만으로 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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